갑자기 마스다 미리가 읽고 싶어서 구입한 책. 일요일날 날씨도 흐리고 뭔가 시니컬해지고 혼자 생각이 많아졌는데 오랜만에 마스다 미리가 생각났다. 예전에 처음 마스다 미리 책을 봤을때 굉장히 재밌게 읽어서 빠져버린 작가다. 이번에 구입한 책은 최근작인 오늘의 인생이라는 책.
사실 카툰에세이쪽은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이사람이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예전에 처음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아무튼 이작가 책이 엄청 많이 팔리는 것 같다. 어떤 책은 영화화 되기도 했는데 특히 30대 여성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비슷한 연령대의 작가가 쓰는 이야기라 그런지 감정이입과 공감이 잘되나보다.
마스다 미리 책을 읽고 알게 되었지만 이런 카툰에세이나 웹툰 장르쪽 시장도 꽤나 상당한것 같았다. 심플한 그림체에 혼자만의 독백류 대사로 이루어진 그런 만화들 말이다. 보통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소소하게 그리는 만화인것 같은데 예전에 우리나라 웹툰 중에도 비슷한 만화를 재밌게 본적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근데 이런류 장르중에서도 제일 유명하고 독보적인 것 같다. 다른 일본 카툰에세이 작가의 비슷한 만화를 몇권 만화방에서 본 적이 있는데 스타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마스다 미리만은 못한것 같았다. 마스다 미리 책을 보면 뭔가 평범해보이는듯한 그림과 대사지만 중간중간 터지는 센스있는 대사와 그림에 박장대소하게 된다.
가만보면 머리가 굉장히 좋은 작가인 같은데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이란 책에서 보면 어렸을때 공부를 못했다고 한다. 꼭 머리 좋다고 공부를 잘하는건 아닌듯 싶기도 하다. 초등학교때 항상 성적이 안좋아서 나머지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어머니도 크게 걱정 안했다고 하는 부분이 기억난다. 나머지 공부하고 왔어요하면 응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셨다고 하는데 뭔가 느긋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에 대한 압박감과 진로에 대한 걱정 같은건 딱히 없었나 보다. 20대 초반까지 딱히 큰 꿈은 없었던 것 같고 다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문구 모집 같은데서 응모했다 하면 상을 휩쓸었다 한다. 이런거 보면 작가의 센스라는게 타고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런 재능을 보면 아마 자기 자신도 유명해질줄 본인도 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번에 본 책은 장편이라기 보단 한페이지나 두페이지 정도 짤막짤막하게 끊어가는 단편적인 일상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감질맛이 나기도 하는데 그 와중에서도 중간중간 반짝반짝 빛나는 대사와 유머가 눈에 띈다. 평범한 일상과 생각들을 짦은 단편식으로 재밌게 그려내는것도 능력인듯 싶다.
예전에 마스다 미리 한창 재밌게 읽을때 그림으로된 카툰에세이 말고도 글자로만 된 에세이도 꽤 많이 나왔었길래 읽어봤는데 그림이 없으니 좀 심심했다. 확실히 그림체나 주인공의 표정 같은것도 재미에 한 몫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가끔 혼자 생각 많아지고 시니컬 해질땐 마스다 미리를 읽으면 뭔가 소소한 위로가 된다. 딱히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지 않았어도 다른 사람과 실컷 얘기를 나눈 기분이 든달까. 다른 사람의 소소한 일상과 그속에서 일어나는 혼자만의 생각들을 보면서 뭔가 외롭지 않은 기분이 든다. 나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공감되고 혼자가 아닌 느낌말이다.
'북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부하는 힘 - 황농문 (0) | 2018.05.20 |
---|---|
모든 교육은 세뇌다 - 호리에 다카후미 (0) | 2018.05.16 |
쇼펜하우어 인생론 에세이 사랑은 없다 (0) | 2018.04.10 |
Pop It Up! 남무성 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 만들기 (0) | 2018.04.06 |
마광수 교수의 행복 철학 (0) | 2018.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