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삶에 고통이나 권태감이 느껴질때 생각나서 꺼내어 보게 되는 책이다. 책 표지에 있는 문구처럼 정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행복론이다. 희망만 강조하고 따뜻한척 위로하는 그런 가식적인 책들하고는 정말 다르다. 솔직하게 내뱉는 마광수 교수의 행복론을 보다보면 어쩔때는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20대의 나이에 교수가 되어 명예롭고 보장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가식보다는 솔직을 택했다. 본인도 밝히기를 아마 무난하게 주위 상황에 맞게 살았다면 한국 문학계의 원로가 되어있었을거라 했다. 명문대 대학 교수라면 이미 명예욕은 충족한거 아냐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은 한번 무언가를 가지면 그걸 더욱 잃고 싶지않은 법이다. 가지기 어려운 것일수록. 그래서 보통 기득권이 되면 주위와 타협해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많다. 아무튼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은 책도 별로 안쓰는것 같고 있다해도 주위 눈치보는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보다는 외국의 이론을 빌려와 소개하는 수준의 내용들이 많다. 명예를 잃고 싶지도 않거니와 한국에서는 튀면 살아가기가 쉽지 않으니깐 벌어지는 현상인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마광수 교수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고 깨달은 삶의 지혜를 모두 모은 책이라고 생전에 말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짧은 문구들로 되어있고 금방 다 보게 되어서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긴 문장으로 되어 있는 책을 보고 싶으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섭세론을 읽어보면 된다. 마광수 교수 에세이는 겹치는 내용이 많아서 어떤 책을 읽어도 내용이 비슷비슷하다. 


 가끔 마광수 교수의 다른 에세이를 구해 읽어보면 최근에 나온 책이라도 90년대에 썼던글을 모아놓은 책들도 있다. 이건 책표지에 써놓질 않아서 보통 글을 읽다보면 알게된다. 그래도 내용은 변함이 없다. 정말 일관성있게 자기 주장을 하고 있다. 보통 나이들면 슬그머니 자기 주장을 바꿔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마광수 교수는 그런거 없다.

 

 마광수 교수의 책을 평소에 소장도 하고 즐겨 읽었는데 작년에 죽음 소식을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마광수 교수는 주로 성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죽음에 관한 얘기도 있긴 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어떤 결단을 내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건 개인이 알아서 해석하고 받아들일 문제일 것이다. 쉽게 얘기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죽음에 관한 얘기는 조금 아끼는 듯한 느낌도 조금 있었는데 마광수 교수도 자살이나 죽음은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을것이다.


 어쨌든 이책은 인생은 고통과 권태의 반복이고 죽으면 아무것도 없는 끝이니 살아있을때 마음껏 즐기라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쯤 마광수 교수는 그렇게 갈구하던 고통이없는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을까.


 마광수 교수 죽음 이전에 출판 기획된 책들이 꽤 있었다는데 유족의 반대로 출판이 안되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상업적으로 이용되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마광수 교수의 유작이 너무나 보고 싶다. 어차피 같은 내용의 반복이겠지만 그래도 그의 글을 읽다보면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리고 확실히 나중에 나온 작품일수록 자신의 의견을 결론짓고 그동안의 모든 지혜를 마무리짓는 느낌의 글들이 많았다. 과연 출판이 될지는 미지수겠지만 이야기가 잘되어 다시 출판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Posted by 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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