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호리에 다카후미의 모든 교육은 세뇌다라는 책을 읽고 이 저자의 다른 책이 더 읽고 싶어서 서점가서 한 권 더 훑어 보았다. 다동력이란 책인데 거의 내용은 비슷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저자의 하고 싶은 일만 하며 24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는 얘기가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어른을 놀이에 빠진 어린아이랑 비교 했는데 문득 떠오른 생각이 이것도 일종의 몰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이 책 공부하는 힘이 떠올랐다. 예전에 읽었었던 책인데 책장에서 꺼내어 다시 읽어 보았다. 이 책 내용은 도움되는 내용도 많긴 하지만 따라하기 좀 힘든면이 많다라고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하고있는 공부 생각만 하라던가 몰입을 위해선 하루에 30분씩 운동을 하되 운동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해 놓았는데 무슨 기계처럼 살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저렇게 엄청난 몰입이 되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어떤 주어진 환경적 조건이 필요한 듯 싶었다. 모든 사람이 저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생각만 하며 지낼수 있는 환경에 있는건 분명히 아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그 방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책 내용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부분만 취해서 자기것으로 만드는게 좋을것 같았다.
사실 책을 꺼내든 가장 큰 이유는 책 내용 중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이 있어서다. 바로 공부할때 이것 저것 공부하지말고 한 과목만 공부하라는 부분이다.
p.61
"최소한 일주일, 가능하면 한 달 이상 한 과목만 파고든다. 한 과목을 오래 지속할수록 생각이 한곳에 머물게 되어 몰입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예를들어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면 수학에 대한 몰입도가 올라가면서 우리 뇌가 수학에 관련된 시냅스를 활성화하기 시작한다................그런데 수학을 중단하고 영어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수학에 최적화되었던 인테리어를 영어를 위한 인테리어로 다시 바꾸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인데 며칠전 호리에 다카후미의 책을 읽고 요즘 일본어만 공부하고 있는데 확실히 학습 능률이 좋아진듯한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하고 있는 공부가 있으면 이과목 저과목 건드려가며 하루에 적당한 양을 꾸준히 해왔는데 좀처럼 실력 향상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사실 하고 싶은 공부가 그때그때마다 다른 것 같다. 어떤때는 영어만 공부하고 싶고 어떤때는 일본어만 공부하고 싶고 어떤때는 공부 때려치고 책만 읽고 싶고 그렇다.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때그때 하고 싶은 공부가 있으면 최대한 상황에 맞게 그 공부만 집중적으로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학습 능률도 그렇고 하고 싶은 과목이니 공부할때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호리에 다카후미는 싫증나면 바로 그만두고 바로 다른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라고 했는데 그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 싫은걸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는 미덕으로 억지로 붙들고 있는것 보다 차라리 그때 땡기는 다른 공부를 하면 되지 않을까.
예전에 어떤 인강 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자기가 맡고 있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넘치는 분이어서 참 대단하다는 느낌이 드는 분이었다. 수업 중에 대학 시절 얘기를 해주는데 어느날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서 휴학하고 집에 내려가서 한 학기 동안 영화만 봤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참 특이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모든걸 다 스톱하고 자기가 몰입하고 싶은곳에 몰입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러웠다.
사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긴 한 것 같다. 뭔가 어떤것에만 붙들려서 그것만 하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뭐 좀 재미 붙여서 공부하려고 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것도 공부해야하고 아니면 귀가 얇아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흔들리곤했던것 같다. 나도 저렇게 밀어 붙일수 있는 뚝심이 있으면 좋으련만. 어쨌든 지금은 실험삼아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다른 과목은 제쳐두고 싫증날때까지 한 번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공부에 대한 몰입을 얘기했지만 사실 놀이에 대한 몰입이 진짜 몰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공부에 대한 몰입은 일종의 미래에 대한 보상 차원의 기대 심리 때문에 어떤 기분 좋은 심리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놀이에 대한 몰입은 미래에 대한 보상 같은건 없다. 그냥 순간 즐기면 끝인 것이다. 그러니깐 완전히 자신을 잃어 버리는 건데 불교에서 얘기하는 무아지경의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이 책 공부하는 힘에 나온 공부의 몰입은 꽤나 어려운 수준이지만 자기 자신에 맞게, 예를들면 한 과목만 공부를 해나가는 식으로 하면 꽤 괜찮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책인데 저자는 이렇게 재밌는 공부를 하면서 돈까지 받는다는 식으로 너스레를 떠는데 그런 몰입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여러가지를 몰입을 실험해 보고 싶은 의욕이 생겨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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