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주로 향하는 날이 왔다. 알람 시간에 맞춰 일어나 보니 역시 어제 날씨예보대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냥 눈뜨자 마자 든 기분은 그냥 잠이나 더 자고 싶다 하는 생각만 들었다. 어제까지만해도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여행 떠나려니 비가 내려서 좀 김이 샜다. 별로 여행 다니지도 않는구만 좀 날씨가 화창 했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궁시렁 거리며 이불 속에서 뒤척였다.
희한하게 여행 당일날만 되면 움직이기가 싫어지고 그냥 집에 있고 싶어진다. 낯선 장소로 가는것에 대한 불안감 같은것 같기도 하고 여행 전날까지는 설레임이 큰데 아무튼 당일날만 되면 뭔가 귀찮아지는 기분이 든다.그래도 어쨌든 예약은 다 해놓았으니 가긴 가야 한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면서 기차표를 점심때쯤으로 해놓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잠도 충분히 잤고 준비도 수월했다.
집에서 나서면서 처음에는 여행이라 작은 접이식 우산을 들고 가자 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비도 생각보다 많이오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래서 길이가 긴 우산으로 바꾸러 집에 다시 갔다 왔는데 이번에도 사이즈가 좀 작은듯 했다. 여행가는데 어차피 많이 걸어야 할텐데 그냥 제일 큰 우산을 가지고 가기로 하고 다시 집에 가지러 갔다. 그래서 여유있게 나왔음에도 시간이 촉박하게 되어 버렸다.
더군다나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버려서 더욱 초조해졌다. 버스가 막 출발하려던 찰나에 아슬아슬하게 뛰어가서 타려 했는데 버스 기사가 흘긋 보고는 그냥 출발해 버렸다. 광역버스라 한 번 놓치면 좀 기다려야 되는데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좀 태워주지 살짝 짜증이 났다. 하지만 뭐 세상이 내맘대로 될수는 없는 법이고 여유있게 나왔다면 버스 좀 놓치는거에 연연하지는 않았을것이다. 그냥 내가 늦게 나온탓이려니 하고 혼자 빗속에서 궁시렁댔다.
하지만 다음 버스를 타고 용산역에 생각보다 여유있게 도착해서 기분이 좀 풀렸다. ktx 기차 놓쳐서 못탈까봐 버스 타고 오는내내 계속 속이 타고 조마조마 했었다. 오랜만에 용산역에 왔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어디 놀러가는 모습 같았다. 탈 기차의 좌석이 특실이라 물이 비치되어 있지만 오는 내내 급하게 와서 그런지 목이 말랐다. 그래서 기차타기 전에 물 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여기도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섰다. 비도 오고 사람도 많고 빨리 그냥 기차에 타고 싶었다.
드디어 기차가 오고 좌석에 앉았는데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열차 내에서 비오는 날 특유의 꿉꿉한 냄새가 났다. ktx 환기 시스템은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기차차러 오면서 비도 오고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어 카메라 촬영도 하나도 못한게 좀 아쉬웠다. 어제 sd카드도 사고 난리를 피워댔구만 정작 당일날 되니 촬영하나 못했다. 열차 내에서 바깥 풍경 좀 찍으려 했는데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풍경도 별로 였다.
동영상 촬영은 포기하고 가는 내내 음악 들으면서 아직 구하지 못한 내일 열차 티켓 조회를 했다. 티켓은 이때는 예매를 못했지만 다행히도 숙소와서 결국엔 성공했다. 다음부터는 ktx도 미리미리 예약해 놓아야 겠다. 계속 티켓 조회하는것도 좀 피곤했다. 아무튼 중간중간 좀 졸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부산 갈때랑 달리 타는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여행도 쾌적하다.
전주역에 도착해 밖으로 나가니 택시 기다리는 줄이 정말 길었다. 나도 택시 탈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긴 줄을 보고 그냥 버스에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버스 정류까지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대학생같이 보이는 젊은 사람들의 비율이 많이 보였다. 아무래도 영화제 기간이라 그래서 그런 것 같았다.
버스는 생각보다 금방왔다. 그리고 출발 지점이라서 그런지 앉아서 갈 수 있어서 편했다. 다만 정류장에서 내려서 영화관 근처까지 가는데 좀 많이 걸었다. 날씨가 선선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름이라면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것이다. 다음부터는 택시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점심은 햄버거로 때우기로 했다. 시내에 생각보다 패스트푸드점이 많지 않아서 이번에도 많이 걸었다.
그리고 이번 영화제 첫 영화 제멋대로 떨고 있어를 관람후 gv까지 끝까지 보고나서 숙소에 도착해서 좀 쉬었다. 사실 영화 리뷰까지 이 글에 한번에 쓰려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 영화 리뷰는 따로 쓸까 한다. 어쨌거나 다음 영화 보기 전에 저녁을 먹어야 해서 먹을만한 집이 있나 해서 거리로 나섰다. 숙소가 번화가 근처에 있어서 들락날락 하기 편했다. 전주 로니 호텔에 묵었는데 1층에 일본식 가정식 전문점이 있었다. 먹을까 하다가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거리를 한바퀴 돌아봤는데 딱히 혼밥할만한 식당이 안보였다. 그냥 혼밥할만한 식당 뿐만 아니라 그냥 식당 자체가 별로 없고 옷가게나 악세서리 판매점이 많이 보였다. 검색을 하나도 안하고 와서 그런지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많은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그냥 호텔 1층으로 들어와서 일본식 가정식 전문이라고 써진 돈돈정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을 펼쳐 보았다. 내가 먹은건 스태미너 낫토정식이다. 사실 생선구이 정식을 먹을까 했는데 시간이 20분 이상 걸린단다. 그래서 처음 먹어보는 메뉴를 선택해 보았다. 돈돈정이란 가게는 처음 들어봤는데 정식 기다리면서 검색해보니 전국적으로 체인점이 있는 프렌차이즈 가게였다. 다만 수도권보다는 지방쪽에 많은 것 같았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가게 들어와봤는데 꽝일지 아닐지 조금 불안했다.
메뉴가 나온 모습이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긴 13000원이나 하는데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최소한의 퀄리티는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어보니 맛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냥 대충 보고 찍은 가게 치고는 잘 고른듯 싶었다. 특히 낫또 맛이 특이했다. 날계란 노른자에 오징어회를 비벼 먹으니 비리지 않을까 했는데 맛이 달착지근하고 고소했다. 평소에 낫또를 즐겨 먹는데 이렇게 먹으니 새로운 맛이었다. 다만 낫또가 들어가기 때문에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취향을 좀 탈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연어회도 맛있었고 잔반찬으로 나오는 명란젓도 맛있었다. 다만 일본식 가정식이 대부분 그렇듯 양이 좀 적다는게 흠이었다. 오늘은 많이 걷고 해서 그런지 왜이렇게 배가 고프던지. 결국 두번째 영화 그녀의 가족은 잘못이 없어를 보고 나서 숙소로 오는길에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조금 사와서 먹었다. 낫또정식이 좀 짰는지 갈증이 많이 났다. 물도 두병 살까 하다가 한병만 샀다.
아무튼 글쓰는 사이에 12시가 넘어 버렸다. 눈꺼풀이 무겁다. 오늘은 이래저래 많이 돌아다녔더니 슬슬 졸리고 피곤하다.사실 아까 숙소 돌아와서 뻗어 있다가 씻고 나서야 노트북을 켜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오랜만에 많이 걸어 다닌것 같다. 내일은 조식도 꼭 먹어야 한다. 2인분인데 안먹으면 아깝다. 그리고 내일 첫 영화가 오전 10시 반이기 때문에 아침에 늦잠은 많이 못잘것 같다. 슬슬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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